여성노조 활동/학교비정규직

1/14 경쟁교육 중단과 교육공공성 강화를 촉구하는 교육단체 공동기자회견(인수위 앞)|

인천여성노조 2013. 1. 16. 15:05

날이 많이 풀렸습니다.

조금은 따스워진 1월 14일 인수위 앞에서

경쟁교육 중단과 교육공공성 강화를 촉구하는 교육단체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이 기자회견은 우리 전국여성노동조합을 비롯한 학비노조, 전회련, 전교조 등

19개 노동조합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참가했습니다.

 

 

 

 

 

 

 

 

<기자회견문>

 

교육위기의 시대, 교육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 교육이 막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극심한 입시경쟁교육, 열악한 교육환경, 과도한 교비 부담, 계층상승의 수단으로 전락한 교육의 사사화 현상, 족벌 사학에 의한 학교의 사유화와 부정비리 등 한국 교육의 위기는 어제 오늘이 아니었다.

 

더욱이, 지난 이명박 정권의 극단적인 교육시장화 정책과 경쟁교육 강화 정책으로 한국교육은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이제 한국의 학교는 배움과 성장의 기쁨이 아니라 경쟁과 폭력과 자살 충동이 넘치는 곳으로 변질되었다.

 

초중등 교육에서 교실 붕괴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청소년 자살률이 OECD 국가 중에서 최고 수준이며, 배움으로부터 도주하는 아이들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학교폭력이 더욱 빈발하고 있으며, 교사와 학생간의 교육적 관계 맺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대학 교육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청년실업과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대학은 교육과 학문연구가 아니라 취업준비기관으로 전락하였으며, 극단덕인 대학 서열체계와 국립대 민영화와 대학의 기업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대학의 공공성이 사라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대선 교육공약 중에 지난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비하여 환영할만한 몇몇 대목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정도의 공약으로 한국의 교육위기를 해결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우선,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였던 교육시장화 정책과 경쟁교육 강화 정책을 즉각 중단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한다. 현재의 살인적 경쟁교육체제를 놓아두고 부분적인 복지정책을 실시하는 것은 위암에 걸린 환자에게 소화제를 처방하는 격이다.

자사고, 일제고사, 교원평가, 성과급, 교수의 성과연봉제, 학교와 대학평가, 국립대 법인화, 대학구조조정 등 반교육적인 경쟁교육정책이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

 

둘째, 교육위기의 해결을 위한 최소한 조치들이 긴급하게 이루어져야한다. 학급당 학생수 감축, 법정정원확보, 교원업무 정상화, 학생인권과 교권 보호법 제정, 고교-대학 무상 교육실현,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확대 등의 정책이 즉각 실시되어야 한다.

 

셋째,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현안인 비정규직 철폐를 공공기관과 학교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 기본적인 생계를 보장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대학의 비정규 교원과 모든 학교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즉각 정규직화해야 한다.

 

넷째, 민주적인 사립학교법 개정을 통해 사학비리를 막아내고 사학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다섯째, 교육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대학입시 폐지, 대학서열해체를 위한 대학통합네트워크와 국립교양대학 설치 등이 필요하며, 독립형 심의 의결기구로 국가교육위원회와 사회적 교육과정 위원회를 설치하여 교육주체들의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통하여 교육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대통령 인수위 활동은 향후 5년의 국가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최근에 각 부처의 인수위 업무보고 비공개 조치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민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하여 국가의 주요정책을 결정하기보다는 몇 몇 인사들이 밀실에 모여 국가의 주요정책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특히, 교육은 학부모, 학생, 교직원 등 거의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직접적인 이해 관계가 걸린 문제이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사안이다. 따라서 대통령 인구위는 교육주체들 및 그 동안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교육단체들과 만남의 장을 즉각 마련하고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하여 차기 정부 교육정책의 토대를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3년 1월 14일

 

경쟁교육 중단과 교육공공성 강화를 촉구하는 교육단체 일동